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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상상의나래2006/02/08 19:57

늦은 오후, 사무실에 들어선 셜록 홈즈를 반기는 것은 다름아닌 속달로 전해진 익명의 우편물이었다. 봉투를 뜯자 책상 위로 한 장의 사진과 함께 짧은 편지지가 흘러내렸다.


"이렇게 우편으로 사건을 의뢰하는 것에 대해 송구스러울 따름입니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제 신분은 밝힐 수가 없으니 이점 양해해 주십시요. 동봉한 사진의 인물들은 저희 가보를 훔쳐간 놈들입니다. 비밀리에 전해져 내려오는 것일뿐 아니라 이것의 존재가 세상에 밝혀지면 커다란 혼란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그것이 무엇인지는 알려 드리지 못합니다. 죄송하지만 이 녀석들의 행방을 알 수 없을까요? 사례는 얼마든지 하겠습니다."


일방적인 사건 청탁이라니 썩 무례한 양반이군, 홈즈는 편지를 읽으며 여비서를 불렀다.


"부르셨습니까?"
"이 우편, 누구한테 온 것인지 짐작가는 곳 없나?"
홈즈는 책상 서랍에서 담배를 꺼내며 물었다.


"알 수 없습니다."
"그럼 사건을 해결해도 연락할 방법이 없지 않은가?"
"그쪽에서 먼저 연락을 주겠다고 메모를 남겼습니다. 그리고..."


비서는 약간 망설이다가 말을 이었다.
"오늘 아침 계좌에 거액의 돈이 입금되었습니다. 아무래도 그 쪽에서 보낸 듯 합니다."


이거 제멋대로구만, 홈즈는 사진을 들어올리며 중얼거렸다.


"어떻게 할까요?"
비서가 물었다.
"그쪽에서 연락이 오면 이렇게 전해주게. 서해안에서 백사장이 가장 잘 발달한 해수욕장을 찾아가면 그들의 행적을 쉽게 캐낼 수 있을 거라고. 그리고 청탁비는 합당한 수준에서 나중에 청구할테니, 입금한 돈은 도로 가져가라고 하게나."


"예. 알겠습니다. 그런데, 서해가 분명합니까?
이에 홈즈는 책상 위의 모래를 털어내며 사진을 들어보였다. 그리고 담배 연기를 훅 내뿜고는 천천히 말을 이었다.


"생각해 보게나. 백사장이 넓으니 동해일 것이라고 판단하는 건 함점이야. 그림자에 주목하며 전체를 둘러봐야 하네. 우선 이들은 두터운 외투를 걸치고 있어. 누가봐도 한 눈에 겨울임을 알 수가 있지. 해가 짧다는 말이야. 게다가 이들은 바다를 등지고 서있어. 그리고 그림자는 왼쪽으로 기울어져 있지. 하늘은 아주 푸르고 말야.
먼저, 만약 이들이 동해바다를 등지고 있었다면 하늘은 저녁노을로 인해 붉은 빛을 띠어야 하네. 그럼 남해 아니면 서해라는 말인데, 남해라고 하기엔 그림자의 길이가 짧다고 느껴지지 않는가.
사진을 찍을 당시 해는 남쪽 상공에 있다고 추리할 수 있고, 대략 시간도 추정해볼 수 있겠지. 점심시간을 전후로 해서 말야.
만약 이 사진이 어제 찍은 것이라면 아직 멀리 도망가지는 못했을 걸세. 게다가 서해안에서 이렇게 광활한 백사장은 몇 군데 없다네. 이 정도의 인상착의라면 근처 주민들도 분명 기억하고 있을테고, 따라서 이들의 행방을 추적하기란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닐게야."


"역시 명성 그대로의 홈즈님입니다. 대단하십니다."
홈즈의 설명을 들은 비서는 미소를 띄우며 그의 추리를 칭찬했다.


"별거 아닐세. 자네도 여러 사건을 접하다 보면 저절로 감각이 생기기 마련이지. 그나저나 난, 지난 번 사건 현장을 다시 한 번 둘러봐야하니 자네 먼저 퇴근하게나."
"잘 다녀오십시오."


홈즈가 사무실을 떠나자 비서는 곧바로 수화기를 들었다.
"이봐, 어서 그곳을 떠! 경찰들이 그 일대를 봉쇄할지도 몰라."


같은 시각, 사무실을 나온 홈즈는 경찰에 전화를 했다.
"이번 국보급 비밀문서 도난건을 맡은 홈즈요. 먼저 오늘 아침에 본 사진은 진품임에 틀림없소. 4인조의 행방은 현재로선 가늠할 수 없지만, 내 비서가 그 중 한 명임은 분명하오. 사진을 찍은 자가 바로 그녀였소. 곧바로 내 사무실로 가 그녀를 체포하고 나머진 인원의 행방을 캐내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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