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씨앗 노래강습 후기
작년 겨울 즈음... 물음표밴드에서 보직 변경을 신청했다.
베이스를 너무 못 친다는 게 그 첫째 이유고. 매곡 연습에 매달려야 하는 겨우 일정을 소화할 수 있을 정도니 그간 답답하기도 했더랬다. (그렇다고 노래를 잘 하는 것도 아니잖은가... -_-;;)
둘째는 물음표밴드에 특히 가창 파트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데서 비롯됐다. 구색만 밴드를 갖추었을 뿐 밴드로서의 면모를 충분히 발휘하고 있지 못한 점, 내내 가슴을 후벼팠다.
어쨌든 노래를 부르게 되었다. 허나 노래에 어떠한 감정을 싣고 어떻게 불러야 하는지 감이 떨어진 상태. 배워야지 뭐... 그리하여 꽃다지 노래소모임 노래씨앗에 노크를 했다!!
그리고 얼떨결에 구성원들의 열의가 화악~ 불타오르더니 조성일 선생님을 모시고 두 달짜리 노래강습에 돌입하기에 이르렀다.

표현력을 넓히고 싶었다. 감정을 담고 싶었다. 음색을 바꿔야 한다면 그렇게 하고 싶었다. 합창을 해야 될 땐 부드럽고 조화롭게 목소리를 얹고 싶었다. 큰 욕심을 부린 건 아니었다(?). 다만 앞으로 물음표밴드의 새로운 가창으로서 '물음표밴드가 변했다'라는 소리 정도는 욕심 내고 싶었다.
"그간 배운 습관들은 모조리 버려라!"
1주차 조성일 선생님의 따금한 충고였다.
노래에 힘만 잔뜩 들어갔지, 흐름을 타지 않는다. 시원하고 통쾌할지는 모를 지 언정 뒷맛에 진한 감동이 전해지지 않는다. 뭐... 인정.
그러나 습관이 괜히 습관이랴! 잘 안 버려지니 습관이다. 그럴 때마다 도리도리~~. 몸을 충분히 풀어주는 게 중요하다. 과도할 정도로 몸을 털어준다. 이완시켜두는 게 기본자세다. 발성이나 호흡 만큼 중요하다. 그런데도 목에 힘이 들어가면 또다시 도리도리~~.

발음이 샌다. 음을 똑 잡질 못한다. 호흡은 달리고 박자는 제멋대로다. 2주차 강습 때 스스로 생각한 약점이다. 이 무슨!! 깡으로 마이크 잡겠다는 거야!! (베이스나 제대로 칠까?)
푸르르르르... 입술을 부딪치며 입을 풀어준다. 아이우에오~ 최대한 벌려 입을 풀어준다. 바비부베부보바베비~ 입도 악기다. 기타나 베이스 잡고 본 연주 전에 스케일 연습하는 것처럼 지겨워도 심심해도 익혀둔다.

역시 목소리가 너무 튄다. 자제하려고 하면 목소리도 안 나오고 답답해서 죽을 지경. 게다가 함께 부르는 노래씨앗들... 전형적인 미성에다 감미로운 목소리, 전형적인 투쟁가풍 곡들만 줄창 불러댔던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있는 대로 성량을 쏟아내면 내 목소리에 잠길 텐데... 어쩌랴, 가성을 섞어볼까? 우어ㅜ어어허ㅓ어... 답답해!!
그럼에도 조 쌤은 자꾸 화음을 시킨다. 악상을 살리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커버 가능하다는 논리. <노래만큼 좋은 세상>, <한 걸음씩>, <노래의 꿈> 마지막 주차에 이르러서야 그림이 보인다. 오선지에 그려진 콩나물이 그림이 되어 눈 앞에 날아다닌다!!
가사를 곱씹어볼 일이다. 하나하나의 음절과 음표의 의미를 살리는 작업, 오선지에 생명을 불어넣고 그 씨앗을 세상에 퍼트리는 게 우리의 몫이다. 노래가 꿈꾸는 세상을 함께 그려나가는 것이 노래씨앗의 역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