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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2/02 [탈 벤-샤하르] 해피어

[탈 벤-샤하르] 해피어

하버드대 행복학 강의
해피어
(탈 벤-샤하르/노혜숙)
초판 3쇄 2008년 1월
위즈덤하우스

잠수 방식은 두 가지 사실을 보여준다. 고통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욕망은 강한 동기가 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고통에서 벗어났을 때 느끼는 안도감을 행복으로 착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 속에 머리를 박고 있는 사람은 불편하고 고통스러워서 물 밖으로 나오려고 애쓸 것이다. 그러다 마지막 순간에 물 밖으로 나오면 숨을 몰아쉬며 무한한 안도감을 느낄 것이다.
학교를 좋아하지 않는 학생들의 상황이 그처럼 절박할지는 모르지만 그들을 움직이는 동기, 다시 말해 부정적인 결과를 피하려는 욕구는 비슷하다. 학생들은 학기 내내 낙제하지 않으려고 열심히 공부한다. 그러다 학기가 끝나고 책과 리포트와 시험에서 자유로워지면 무한한 안도감을 느끼면서
잠시 행복에 빠진 듯한 기분이 든다.
이렇게 고통 뒤에 느끼는 안도감은 초등학교 때부터 뇌리에 각인된다. 따라서 성취주의자로 사는 것이 가장 정상적이고 매력적인 삶처럼 보인다.
... 아이들이 행복한 삶을 살도록 도와주어야 하는 교육자인 부모와 교사들이 먼저 행복이 궁극적인 가치라는 것을 믿어야 한다. 아이들은 지극히 민감해서 교육자들이 말로써 가르치지 않아도 그들이 믿고 있는 것을 흡수한다.
<교육, 행복을 위한 최선의 기회 : 149~151page>

행복 인식은 행복이 궁극적인 가치이며 모든 다른 목표들의 지향점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다.
행복 인식은 물질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맨 꼭대기에 있는 권좌에서 끌어내리는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행복은 삶의 의미이며 목적이고 인간 존재의 온전한 목표이며 목적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달라이 라마는 "종교를 믿든 아니든, 이 종교를 믿든 저 종교를 믿든 우리 삶의 목적은 행복이며 우리 삶은 행복을 향해 움직인다"라고 말했다.
우리 삶을 평가하는 가치, 즉 중요한 것에 대한 인식은 개인의 삶과 사회 전체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친다.
삶에 대해 던지는 질문들은 더 많은 돈과 더 많은 소유물을 얻을 수 있는 방법(물질 인식)보다 더 많은 의미와 즐거움(행복 인식)을 발견하는 방법에 관한 것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우리는 목적지뿐 아니라 여행에서 더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일곱 번째 명상, 행복 혁명 : 279page>

행복으로 향하는 길은 종종 '착한 삶을 지향하거나 물질에서 벗어나려는 의연한 삶'을 요구해 커다란 용기를 전제로 했다. 물질과 행복은 서로 치환되는 성격의 것이 아니었던가. 게다가 과거 현자들은 또는 우리 선배들은 순간의 고통을 견디면 미래에 복이 온다 하지 않았나.
"좋은 차를 갖고 싶어. 넓은 집을 장만해야겠어. 명품도 걸쳐줘야 폼새가 나지."
자본주의 사회에서 물질은 곧 행복이다, 라는 '진리 아닌 진리'를 뒤엎을 획기적인 발상을 기대했다면 '글쎄올씨다~'

도서관을 빼곡 메운 취업준비생들, 당장은 불안하고 힘겹다. 열심히 노력해 언젠가 원하는 직장에 들어가면 그들은 "행복할까?"
<해피어>는 먼저 우리 내면에 깊숙이 각인된 '성취 = 행복'이라는 등식을 과감히 버려라 한다. 고통에서 벗어났을 때 느끼는 안도감을 행복이라 착각하지 말라고 이른다.
다소 추상적이긴 하지만 행복은 그 자체로 궁극적인 가치라고 말한다. 이것이 <해피어>의 전제다. 문제는 방법론일 테다. "그럼 어떻게?"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현재와 미래의 이익을 어떻게 행복 시소에 올려놓고 저울질할 수 있는가, 그리고 그 측정 방법을 보다 객관화시킬 수 있는가의 여부였다. 추상적인 가치를 객관화한다는 건 애시당초 기대하지 않았으나, <해피어>가 어느 정도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물론 책에서 인용한 <몰입>에서 보다 해답에 가까운 결론을 얻을 수 있었지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겠다.
하나는 보다 자기일치적 목표에 가치를 두는 삶으로 향하라!
또 하나는 행복해지는 법을 배우고 이를 실생활에서 실천하라!

"행복이라는 감정은 순간 지나가는 감정이잖아. 편안한 건 알맞은 온도의 목욕물에 들어앉아 있는 것처럼 느긋하고 기분좋은 거고. 그래서 나는 행복보다는 편안한 감정이 좋아. 행복이라는 단어는 뭔가 불안해. 금방 사라질 수 있고 금방 불행으로 바뀔 수도 있고."
- 내 남자의 여자(드라마, 김수현)

그렇다. 따뜻한 방에 폭신한 이불을 덥고 귤을 까며 느긋하게 TV를 시청할 때 행복하다. 일주일 밤을 꼬박 새워 준비한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완료됐을 때에도 행복하다.
반면 TV를 보다가도 문득 나만 뒤쳐진 게 아닐까 불안감이 엄습해 행복감을 부수기도 한다. 일주일이 아니라 한 달을 매달려도 만족할 성과물을 내놓지 못할 때도 부지기수다.

현재의 행복을 저당 잡힌 성취주의자 티몬의 삶은 우리네 모습과 닮았다. 티몬의 삶은 <해피어>에서 말한 대로 자기일치적 목표에 가치를 간과하여 행복의 깊이가 얕다. 하지만 우리네 삶은 현실에서는 더욱 복잡다단하기만 하다. 실제로 우리는 자기일치적 목표를 세우고 몇 곱절 노력해도 성공이라는 타이틀을 얻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해피어>가 티몬의 삶을 닮은 하버드생들을 대상으로 강의한 내용이기 때문일까? 아무리 생각해도 행복을 제로섬이 아닌 윈-윈으로 전환한다는 게 가깝게 와닿질 않는다.

책을 읽고나서 더욱 혼란스러운 건 왜일까?

신해철은 나에게 쓰는 편지(재즈카페, 1991)에 다음과 같이 적었다.

"이제 나의 친구들은 더 이상 우리가 사랑했던 동화 속의 주인공들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고호의 불꽃 같던 삶도, 니체의 상처 입은 분노도 스스로의 현실엔 더 이상 도움될 것이 없다 말한다. 전망 좋은 직장과 가족 안에서의 안정과 은행 구좌의 잔고 액수가 모든 가치의 척도인가. 돈, 큰 집, 빠른 차, 여자, 명성, 사회적 지위... 그런 것들에 과연 우리의 행복이 있을까. 나만 혼자 뒤떨어져 다른 곳으로 가는 걸까. 가끔씩은 불안한 맘도 없진 않지만. 걱정스런 눈빛으로 날 바라보는 친구여, 우린 결국 같은 곳으로 가고 있는데..."

결국 행복을 저울질하는 것은 자기 자신에 달렸다. 누구보다 자신이 원하는 행복을 잘 알 테니까. 파랑새는 언제나 내 곁에 있다! 하지만 그것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데에는 약간의 훈련이 필요하다. 중간중간 Think about이나 Training에서 진지하게 임할 수록 <해피어>의 가치는 높아질 것이다.

* Think about이나 Training은 책을 읽는 흐름을 끊어 편집상 보완이 필요할 것 같다. 가독성을 해쳐 불편하다. 질문거리를 본문 속에 녹여내 챕터마다 여운을 남겼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챕터 끝마다 행복에 대한 여러 가지 사례를 풀어내 독자가 다양한 관점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배려했으면 금상첨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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